VO2Max 늘리기
운동생리학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단어를 꼽으라면 많은 이들이 최대산소섭취량(VO2max)를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VO2max의 정확한 의미와 러닝에 미치는 중요성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그렇다면 과연 VO2max는 무엇이고, 이것이 장거리 러너들에게 얼마나 중요하며, 어떤 훈련을 통해 개선시킬 수 있을까.
VO2max는 무엇인가
VO2max는 신체가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 근육으로 보낼 수 있는 최대 산소량을 말한다. 이는 젖산역치(LT), 러닝의 경제성, 피로를 견디게 하는 뇌와 근육의 복합 작용과 더불어 러닝 능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다.
VO2max의 수치가 높을수록 체중 대비 생산해낼 수 있는 에너지 양이 많은데,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면 에너지 생산량이 많을수록 더 빠른 속도를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VO2max는 장거리 레이스보다 1,500∼5,000m 레이스에 영향을 주는 가장 중요한 생리학적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장거리 경주의 경우 젖산역치 등 다른 요인들의 영향력이 더 큰 편이다.
VO2max 결정 요인
개인의 VO2max 범위는 유전적으로 정해진다고 봐도 무방하다. 일부 러너들은 선천적으로 비교적 높은 VO2max 수치를 나타내지만 일부는 그렇지 못하다.
그러나 훈련을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에 따라 유전적 한계 범위 내에서의 수치 향상은 가능하다. 특히 특정 종류의 트레이닝은 VO2max를 높이는 데 상당한 도움을 주는데, 6개월 동안 꾸준히 훈련을 받는 경우 VO2max가 약 25% 가량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몇 년 동안 계속해서 강도 높은 러닝을 이어 간다면 점점 유전적 한계에 가까워짐에 따라 그 상승 속도는 둔화되게 마련이다.
VO2max는 결국 폐에 있던 산소가 근육 세포의 미토콘드리아로 얼마나 많이 옮겨지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다음의 3단계 과정을 통해 이뤄지는데, 산소의 적혈구 내 부착(oxygen transport), 산소를 담은 혈액의 이동(oxygen delivery), 산소의 근육 내 사용(oxygen use)이 그들이다. 각 단계의 완성도는 훈련을 통해 달라진다.
Oxygen Transport
산소는 적혈구 속의 헤모글로빈에 부착돼 혈관을 통해 이동한다. 따라서 헤모글로빈과 적혈구 세포 수가 증가할수록 근육에 전달되는 산소량도 많아지고, VO2max 수치도 올라간다. 많은 세계적인 러너들이 높은 고도 지역에서 훈련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고도가 낮은 해안 지역에서 뛰는 것으로는 혈액 내 적혈구 수를 일정 수준 이상 끌어올릴 수 없다.
Oxygen Delivery
폐에서 근육으로 이동하는 산소를 담은 혈액 양은 좌심실의 크기와 수축 강도, 최고 심장 박동수에 따라 결정된다. 이 중 최고 심장 박동수는 훈련으로 키워지지 않지만, 좌심실의 크기와 수축 강도는 훈련에 의해 개선될 수 있다.
Oxygen Use
러닝을 지속적으로 하면 근육의 산소 사용량을 늘릴 수 있다. 이는 근육 세포에 혈액을 공급하는 모세혈관 수가 늘어나거나, 에너지를 생산하는 장소인 근육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 수가 늘어남으로써 가능한 결과다.
VO2max를 향상시키는 방법
강도(Intensity)
VO2max 수치를 높일 수 있는 최적의 운동법은 무엇일까. 이에 관해선 두 가지 다른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먼저 일부 코치들은 자기 VO2max보다 빠른 페이스로 충분히 스피드 훈련을 하는 것이 VO2max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 또 다른 의견은 필자의 생각과 같은데, 현재 자기 VO2max의 약 95∼100% 강도로 러닝하는 것이 VO2max 수치를 높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전문적인 러너들에게 이 정도 강도는 3,000∼5,000m 레이스를 달릴 때의 페이스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인터벌 지속시간(Duration of Intervals)
VO2max를 가장 빠르게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2∼6분간 반복 러닝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를 거리로 환산하면 약 600∼1,600m로, 트랙·로드·언덕 등에서 모두 가능하다.
단 인터벌을 너무 짧게 가져가는 것은 적정 강도를 일정 시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효과적이지 않다. 현재 자신의 VO2max에 가까운 페이스로 얼마나 많은 시간 동안 훈련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 주) 이 이유 때문에 인터벌, Yasso800, 언덕훈련 등 여러종류의 훈련을 개발한 것 같습니다.
운동 거리(Length of Workout)
훈련 마다 인터벌을 4,000∼8,000m씩 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것이 좋다. 인터벌 훈련을 4,000m 이하로 할 경우 VO2max 향상에 다소 도움이 되긴 하지만 그 개선 속도는 느리다. 또 8,000m 이상을 앞에서 제시한 정도의 강도로 인터벌 훈련을 할 경우 전체 훈련 동안 일정한 페이스를 유지해 나갈 수 없다. 더욱이 훈련 후 회복에 며칠이 걸릴 수도 있다.
**** 주) 총 거리를 의미합니다. 즉 Yasso800을 한 경우는 800m를 6회 즉 4,800m를 달리므로 적당한 거리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