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 부상/그외 부위 부상

마라토너의 적 , 쥐를 잡으려면?

생마2 2006. 5. 8. 12:35

제목 : 마라토너의 적 , 쥐를 잡으려면?  

글쓴이 선무당 (BLOG)  등록일 2004-12-07 오후 12:16:56

"우리는 인터넷에서 함께 달린다 - RunDiary"   

 

'쥐'는 마라톤, 울트라 마라톤, 철인3종 경기를 즐기는 주자들의 약 50% 이상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한번쯤은 경험합니다. 쥐는 일시적으로 매우 고통스러운 것이기는 하나, 거의 모든 경우 특별한 의학적 치료 없이 그 증세가 호전되며, 건강과 생명에 지장을 주지 않기 때문에 그 객관적인 원인 규명은 최근까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일반적으로 가장 널리 회자되고 있는 운동성 근육경련의 원인들인 혈액의 전해질 손실과 탈수, 체온의 상승(참조 1), 그리고 에너지 대사 장애 등은 1900년도에서 1950년도 사이에 발표된 경험적 임상 사례들을 토대로 추측된 설명입니다.

 

그러나 최근에 행해진 임상실험들을 통해 이런 이유들이 운동성 근육경련과 직접적인 상관이 없다고 입증되고 있으며, 운동성 경련의 직접적인 원인은 힘줄이 느슨해진 자세로 운동(근육 수축)을 하거나 혹은 피로한 근육을 지속적으로 수축시키는 데 있다고 밝혀지고 있습니다(참조 2).

 

근육이 잡아당겨질 때 근육 내에 위치한 근방추(Muscle spindle)는 척수에 흥분(+)신호를 보냅니다. 이 신호는 척수에서 바로 운동신경으로 전달되어 근육을 수축하게 합니다. 이와는 반대로 근육이 수축될 때나 잡아당겨질 때는 힘줄에 위치한 골지 힘줄기관(Golgi tendon organ)이 자극되어 척수로 억제(-)신호를 보냅니다. 이 억제신호는 척수에서 근육으로 전달되는 운동신경을 억제해 근육의 이완을 유도합니다.

 

그림 A에서 보듯이 정상적인 운동 시에는 근육 내에 있는 근방추에서 오는 자극신호(+)와 힘줄에 위치한 골지 힘줄기관에서 오는 억제신호(-)가 균형을 이뤄 정상적인 수축 활동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림 B에서 보듯이, 근육이 피로하거나 힘줄이 이완된 상태에서 근 수축이 계속되면 골지 힘줄기관의 억제신호가 점점 약해집니다. 동시에 근방추의 자극(+)신호는 점점 더 강해지며, 결국에는 그림 C에서처럼 억제신호가 완전히 없어지고 증폭된 자극신호만이 척수로 보내져서, 근육의 운동신경을 과다하게 자극해 경련을 불러옵니다.

 

동물 실험에 의하면 근육이 피로한 상태에서 수축시키면 근육을 흥분시키는 근방추 신호는 평상시보다 더 증가하고, 근육 수축을 억제시키는 골지 힘줄기관에서 오는 신호는 더 감소한다고 합니다. 달림이들이 초반에 오버페이스를 한 후나 30키로 이후의 지점에서 근육 경련을 더 자주 경험하는 이유는 근육이 피로해 있기 때문입니다. 즉 척수로 보내지는 억제신호(-)의 감소와 자극신호(+)의 과도한 증가 때문에 근육이 강하게 수축되기 쉽기 때문입니다.

 

힘줄이 느슨해진 상태에서는 힘줄에 위치한 골지 힘줄기관은 팽팽함을 유지할 수 없게 되고, 따라서 근육의 긴장 정도를 민감하게 감지할 수 없게 되므로 억제신호를 제대로 보낼 수 없습니다. 이 때도 근육 내에 위치한 근방추의 수축을 증폭하라는 신호는 지장 없이 수행됩니다.

 

예를 들면, 자유형 수영을 장시간 하면 근육경련은 종아리 부위에 가장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그 원인은 자유형 수영시 추진력을 얻기 위해 발을 바닥 쪽으로 펴서 발등으로 물을 차기 때문입니다. 이런 자세로는(발과 다리가 약 90도의 각도를 이룰 때와 비교해) 아킬레스 힘줄이 느슨해진 상태에서 근육 수축을 지속하게 되므로 골지 힘줄기관의 억제신호를 줄어들게 하여 종아리에 경련을 쉽게 일으키게 됩니다.

 

따라서 피로에 지친 근육이 힘줄이 이완된 상태에서 운동(수축)을 계속하게 될 때 근육경련은 가장 잘 일어납니다. 그러므로 운동성 근육경련의 가장 좋은 처치법은, 피로나 느슨해진 힘줄 때문에 그 활동이 줄어든 골지 힘줄기관의 억제신호를 활성화해 과도한 근육 수축을 바로 잡아주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쥐가 생긴 근육의 증세가 없어질 때까지 문제의 부위를 충분히 스트레칭 해주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법입니다(참조 3).

 

운동성 근육경련의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에 올바른 방법으로 유연성 운동(스트레칭)을 규칙적으로 충분히 하여 골지 힘줄기관을 예민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유연성 운동과 더불어 운동성 근육경련을 방지하는데 효과가 있는 방법은, 대회전에 충분한 LSD(천천히 장거리 달리기) 훈련으로 근육의 지구력을 높여주고, 근육을 피로에 익숙하게 해주는 것입니다. 근력 훈련이나 스피드 훈련은 지구력 향상을 위한 운동이 아니므로 운동성 근육경련 예방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또 시합 중에 능력 이상으로 과도한 속력을 내는 것은 근육에 조기 피로를 몰고 와 근육경련이 일어날 확률을 높이므로, 적절한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도 한 가지 예방책입니다. 그 외에도 대회 전 충분한 영양섭취와 휴식, 적절한 수분 섭취를 통해 전반적으로 몸을 피로하지 않게 잘 유지해주는 것도 예방을 위해 중요합니다.

<2004년 4월 선무당씀>shaman_jr@hotmail.com

 

<참조 1>

운동성 경련이 생긴 근육을 냉각시켜도 상태는 좋아지지 않고 차라리 증세가 악화되는 것을 볼 때 체온 상승도 직접적인 쥐의 원인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따라서 쥐가 날 때 스프레이를 뿌리면 근육을 냉각시키므로 오히려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참조 2>

이 이론은 최근 남아공 케이프타운의대 스포츠과학연구소 소장인 슈웰네스 박사에 의해 주창되었으며, 그 이후 실험이나 역학조사로 검증되어 많은 지지를 받고있습니다.

 

<참조 3>

또 다른 응용의 예를 들면, 달리기 중 흔히 겪는 횡경막 경련에 의한 복부 통증(side-stitch)은 힘들게 언덕을 달리거나 빠른 속력으로 달릴 때 빈번히 일어납니다. 이 때 깊은 날숨이나 복식호흡으로 횡경막을 늘려주면(스트레칭) 증세를 완화시키는데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