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마 지리산 종주에 참가하기 위해 10시 30분에 국민은행 앞에 가 보았더니 사람들이
상당히 모여있다. 런다화원을 포함해서 총 59명이 참가하고 그중에 46명이 지리상 종주, 나머지는 백두대간 지리산구간 마지막
뱀사골-반야봉-노고단-성삼재 구간을 올랐다. 새벽 4시 중산리에 도착하여 내리자 마자 바로 매표소를 출발하여 천왕봉을 향해 오르기
시작했다. 법계사쯤 가니 날이 밝아 지기 사작했고, 천왕봉에 도착하기 전에 중턱해서 해가 뜨는 모습을 보았는데 구름위로 빨갛게 떠오르는 모습과
짙게낀 구름이 햇볕을 받아 빨간 물감을 풀어놓은 것처럼 온통 빨갛게 물들어 아를답게 보였다. 천왕봉에 오르니 6시가까이 되었는데, 벌써
많은 사람들이 천왕봉에 올라 쉬고 있었다. 천왕봉에서 내려다본 모습은 낮은 구름이 끼어 산들이 운해에 갇혀 산봉오리만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김성호님이 주시는 포도주 한잔을 하고 대간팀에서 준비해 주신 주먹밥으로 간단히 요기를 하려고 반쯤 먹고 있는데 남대장님이
출발하자고 하셔서 한손에는 주먹밥을 들고 바로 출발하였다. 내려가는 도중 사람을 피하려고 옆으로 빠지는 순간 다리에 돌이 걸려 앞으로
꼬꾸라지는데 아찔하였다. 가슴으로 엎어지면서 가슴과 무릎이 약간 긁히고 주먹밥을 쥐고 엎어지며서 눌린 오른쪽 새끼손가락이 꺽이는 정도의 가벼운
상처만 입어서 다행이다. 자칫 잘못했으면 헬기타고 내려가는 불상사를 당할 뻔했다. 바로 세석을로 가기로 하고 출발하였는데, 장터목 가기
전에 남대장님이 배고프다고 하셔서 잠시 쉬면서 김성호님이 싸오신 유부초밥 하나를 먹고 있는데 이병윤선배님이 지나가신다. 이때 이후로 뒷모습만
보고 더이상은 보지 못했다(나중에 들으니 축지법을 잘못 사용하셔서 산장에서 서지를 못하셨다나 어쨌다나...). 다시 세석에 도착하니 7시
5분, 상처를 씼고 화장실에 갔다와서 남은 주먹밥으로 아침을 먹고 나니 20분이 지났다. 다시, 선비생에 도착하니 8시 5분정도 되었고,
물을 채우고 미숫가루와 초코렛으로 요기하였다. 역시 지리산은 물이 적당히 있어서 반통을 먹기 전에 다음 샘에 도착할 수 있으니 물을 많이 가져갈
필요가 없다. 다음 벽소령으로 가는 중에는 절벽길로 이루어져 경치가 상당히 좋다. 그런데, 경치를 구경하는 것 보다, 돌부리에 걸려
절벽으로 떨어지지 않고 달리기 위해 거의 바닥만 보고 달려야 하니 아쉽다. 벽소령에서 쉬다가 막 떠나려는 참에 오영제선배와 홍원의팀장
이종만님이 막 뛰어오신다. 앉기가 무섭게 떠나려고 하니 빵을 반쯤 먹던 오영제 선배가 갑자기 당황스러워 하며 급하게 드시고 따라
나선다. 연하천에 도착하니 그늘이 없어서 앉아서 쉴곳이 없다. 천왕봉에서 벽소령까지 쉬지않고 달려와서 약간 무리한 홍원의 팀장만 빼고 속속
도착하여 간단히 쵸코렛을 먹고 다시 출발하였다. 뱀사골까지 쉬지않고 빠른 걸음으로 가서 평상에서 쉬는데 윤샘(윤용운선생님, 금년 동아에서
60세 이상으로 처음 섭3 하신분, 지난 일요일 남산에서 빨리 뛰시면서 지나가신분)선생님의 너무훈련을 많이 해서 남들이 오해할까봐 훈련일지를
못올리신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참 대단하신 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사람이 어디까지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을 갖게 되었다. 뱀사골을
지나면서 260m의 긴 계단을 만났다. 대부분 걸어서 천천히 올라가는데 갑자기 한분이 뒤에서 뛰는 소리가 들려 보았더니 윤샘님 이셨다.
마지막까지 뛰어가셔서 노루목에 가니 이미 가버리시고 안계셨다. 노루목에서 한참을 쉬다 임걸령을 샘에 가니 5명 만 남고 나머지는 이미
가버리고 안계셨다. 간단히 물을 먹고 마지막 구간인 노고단까지 출발하였다. 이때 시간이 1시가 조금 지나서 10시간 내에 완주하기 위해 서둘러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빠른 걸음이나 느리게 뛰어갔다. 노고단에 도착하니 1시 27분 벽소령까지 2.7km가 남아서 또 내려가야 하는 줄
알았는데 남대장님이 여기가 끝이라고 해서 한숨을 돌렸다. 성삼재까지 천천히 걸어내려와 미리 와 계시는 분들과 간단히 막걸리 한잔을 하고
대간팀에서 준비한 컵라면으로 허기를 떼우고, 먼저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4시 5분, 꼭 12시간이다) 국민은행 앞에 도착하니 8시가
되었다. 양쪽손과 무릎이 모두 까지고 오른쪽 새끼 손가락이 부었지만 그런데로 견딜만 하고 오늘 월요일 아침도 다리에 약간 알이 배었지만
금방 회복이 될것 같아 어려운 종주를 마쳐 어렵게 가게 되었지만 행복했던 하루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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